지난 8월 19일 씨티프레너스 울산 우승 팀인 ‘샤픈고트’의 권익환 대표님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아이템 개발부터 창업에 대한 조언까지 많은 이야기를 나눠 주셨습니다.
샤픈고트 시상 사진 / WFUNA Seoul
1. 자기소개와 샤픈고트에 대한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샤픈고트 대표를 맡고 있는 권익환이라고 합니다.
인슈어테크 관련 회사를 운영하고 있고, 스마트시티 관련 재난안전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2. 샤픈고트가 이번에 씨티프레너스 울산에서 우승을 했는데 ESG 경영을 넘어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추구하는 경영 철학을 갖게 되신 계기가 있으신가요??
*Citypreneurs: 지속가능한 발전 의제 내에서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익성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청년 창업가들을 지원하는 UN 기구 주도의 성장 플랫폼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했는데 막상 개발하고 보니 국가마다 재난 관련 규정이 상당히 보수적이고 엄격한데다 수많은 규제와 인증 이슈, 카르텔 등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수십 년 전에 제정된 법들이 최신 기술을 수용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있어, 기술의 우수성만으로는 쉽게 시장에 진출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이 부분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새로운 대안을 고민하다 찾은 방안이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였습니다.
아부자 가키 1구역 IDP 캠프 두루니(IDP Camp Duruni) / 본인 제공
처음에는 ESG에 대해서도 자세히 몰랐고, 그저 진출 수단으로써만 SDGs를 접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찾아보고 알아가면서 이제는 지속가능발전목표가 회사 운영의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특히 2022년 폴란드 세계 도시 포럼 WUF11(World Urban Forum)에 참가하면서 새로운 기술로 시장을 성장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도 수혜를 줄 수 있겠다는 영감을 받았고, 아프리카 여러 국가를 다니면서 이 부분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3. 창업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아이템 개발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초창기에는 차량 액세서리를 제작하셨는데 인슈어테크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차량과 연관된 제품이 아닌 집과 관련된 제품을 개발하게 되신 계기가 있으실까요??
회사가 거의 폐업 수준에 이를 무렵, 실리콘밸리로 향했습니다. 부족했던 부분을 복기하며 새로운 시작을 고민하던 중 다른 문화를 알기 위해서는 그들의 집에서 직접 살아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에어비앤비를 통해 인종과 소득 수준이 다른 여러 집에 머물러 보면서, 주거 문화 시장을 이해하려 노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스마트홈’이라는 말도 낯설던 시기에 실생활에서 인슈어테크 제품들이 활용되는 모습을 보고 저것이 미래라는 생각이 들어 트리토나를 발명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잘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개발 초기에는 제조업을 했다는 이유로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이후 미국 투자자들로부터 여러 조언을 듣고 멘토링을 받으며 비즈니스 모델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습니다.
4. 샤픈고트의 트리토나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소화기와는 사뭇 다르게 모던한 디자인을 갖고 있어요. '소화기가 이렇게 예쁠 수 있나?'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하는데, 대표님께서 특별히 아이템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디자인까지 신경 쓰신 이유가 있으실까요??
"Who ever loved that loved not at first sight?"
사랑에 빠진 사람치고 첫눈에 반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 William Shackespeare, <As You Like It> -
중학생 때 해당 명언을 접하고 크게 감명을 받아 디자인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디자인 전공은 아니지만, 제품을 개발할 때도 누구든지 첫눈에 반할만한 디자인으로 제작하고 싶어 특별히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샤픈고트의 트리토나 소화기 / 출처: 샤픈고트 홈페이지
화재 진화가 목적인 소화기의 본질을 생각해 보면, 소화기를 포함한 재난안전제품은 위급상황에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곳에 배치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 소화기가 어디에 있는지 아시나요? 투박한 디자인으로 복도 끝이나 신발장 등 안 보이는 곳에 있어요. 저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눈에 보이는 곳에 배치할 수 있는 예쁜 소화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 결과 트리토나가 개발되었습니다. 아마 디자인 회사도 아닌 제조 회사가 디자인계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를 세 차례나 받은 이유도 이러한 저의 생각을 인정받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5. 씨티프레너스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데요. 샤픈고트는 씨티프레너스 울산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고, 준비하셨나요??
안내 메일을 처음 받았을 때는 참여하지 않을 생각이었습니다. 과거 유사한 사업에 신청했다가 탈락한 기억에 비슷한 메일을 받아도 외면했었거든요. 이번에도 메일을 삭제하려 했는데, 그 순간 “지속가능경영에 대해 우리처럼 잘 풀어낸 기업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23년 독일 IF 소셜 임팩트 어워드에서 테크 제품 중 유일하게 샤픈고트만 수상을 하면서 글로벌에서도 인정받았는데 국내에서도 한 번 더 도전해 보자 라는 생각으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신청서를 작성할 때는 특별하게 무언가를 추가하기보다는 제품을 개발한 과정들, 특히 제 생각을 여과 없이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사실 준비 과정에서는 다른 것보다도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았습니다. 발표 당일에는 행사를 진행하는 스태프분들과 뒤에서 ‘영어 때문에 발표 못 하겠어요.’하고 농담까지 했을 정도였어요.
어떻게 발표를 진행할까 고민하다가 데모데이 때 했던 모험이 하나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여 제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마지막 슬라이드에 제품 라인업을 정리한 1분짜리 영상 자료를 첨부했었습니다. 주어진 시간 동안 발표만 해야 한다는 생각에 얽매이지 않고 우리 제품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 과감하게 시도했습니다. 좋은 결과를 받기는 했지만, 당시 Q&A 때는 아무 질문도 받지 못하여 ‘망했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6. 씨티프레너스 참여 기업에 제공되는 다양한 강연과 멘토링을 통해서 도움받거나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었나요??
샤픈고트를 운영하면서 느끼고 배운 점들을 정리해서 들으니 새롭기도 하고 다시 영감을 받기도 했습니다. 창업을 할 당시에 알았다면,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었을 거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우리나라 기업들이 생각보다 UN 관련 활동을 많이 하고 있고, 작은 기업에도 많은 기회가 있다는 부분에 놀랐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활동을 통해 UN 관련 행사에 더 많이 참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7. 다양한 사업과 대회에서 여러 좋은 성과를 거두셨는데 혹시 다른 대회들과 다르게 씨티프레너스만이 갖고 있는 장점이나 강점이 있었을까요??
다른 것보다도 UN이라는 글로벌 공신력을 가진 행사에 직접 참여하는 소중한 기회를 얻는다는 점이 씨티프레너스의 큰 장점이자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나 한정된 투자사들을 만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직접 제품과 서비스를 홍보할 수 있잖아요. 관련 분야 사람, 기업들과 소통하며 솔루션을 찾고, 그것을 비즈니스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사실 우크라이나에 저희 제품을 공급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UN 관련 실적과 행사 참여를 통한 네트워크를 가질 수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감사패 / 본인 제공
8. 씨티프레너스 울산 우승 혜택으로 11월에 제네바에서 개최 예정인 WISE 컨퍼런스에 참여하실 예정이신데, 어느 부분이 가장 기대되시나요?
저희가 가진 제품과 서비스가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어떻게 혁신적이고 창의적으로 풀어갈 수 있었는지 알리고, 이와 관련한 여러 파트너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 가장 기대됩니다. 전 세계가 진행하고 있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는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가 적용되어야 하기에, 그런 부분에서 저희 제품과 서비스 소개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WISE Conference 란?
"WFUNA Impact & Start-up Ecosystem Conference in Geneva 2024"
UN협회세계연맹이 11월 유엔 제네바 사무국에서 주최하는 ‘글로벌 임팩트 컨퍼런스’입니다. 유엔 2030 Agenda 달성의 핵심 동력으로 동아시아의 임팩트 창업 생태계를 국제 무대에 소개하여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장 시키고자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 가능합니다.
https://www.citypreneurs.org/wiseconference-2024-geneva
샤픈고트 권익환 대표님 / 본인 제공
9. 앞으로 샤픈고트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시나요?
“우리가 만든 제품과 서비스가 계층과 소득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수혜 되기를 바랍니다.”
지금의 재난안전전문브랜드 트리토나 시리즈를 만들면서 제가 정한 회사의 방향성입니다.
처음 창업했을 때는 내가 상상하는 것들을 마음껏 해보고 싶고, 성공에 대한 욕구도 강했습니다. 그런데 여러 시행착오와 많은 실패를 경험하면서 내가 태어나서 사는 동안 어떠한 소명을 완수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기업의 이윤 창출이 어디에 재투자되어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고, 이런 고민들을 직접 실현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방향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액세서리로 처음 창업을 할 때도,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저는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소비 지향적인 제품이 아니라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수익성보다는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선한 영향력으로 범죄에 취약한 여성, 아동 등 약자를 지원할 수 있는 재단을 설립하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10. 마지막으로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창업자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 관계자분들, 혹은 사회에 대표님과 같이 창업을 통해 좋은 임팩트를 창출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에게 한 말씀해 주세요.
사실 창업을 추천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성공한 창업자들을 보며, 막연한 동경과 현실 도피로 창업을 한다면, 지금보다 수십 배 더 어렵고 힘든 상황과 마주하게 될 겁니다. 혼자서 하던 재테크나 동아리 활동과는 다르게 회사 경영자는 늘 판단해야 하고, 경영에 대한 법적 책임도 져야 합니다.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수모를 겪기도 하고, 때로는 모멸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외부 사정으로 누군가를 아프게 하기도 하고, 스스로가 상처받기도 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게 창업입니다.
그렇지만, 살아가면서 우리는 언젠가는 도전을 해야 합니다. 저는 그것이 지금인지 혹은 나중인지의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언제인지 때와 시기는 여러분들이 정하시겠지만,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지독하게 외롭고 쓸쓸한 경험이 될지라도 그 경험이 절대로 헛되지 않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힘내세요, 여러분.
지난 8월 19일 씨티프레너스 울산 우승 팀인 ‘샤픈고트’의 권익환 대표님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아이템 개발부터 창업에 대한 조언까지 많은 이야기를 나눠 주셨습니다.
샤픈고트 시상 사진 / WFUNA Seoul
1. 자기소개와 샤픈고트에 대한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샤픈고트 대표를 맡고 있는 권익환이라고 합니다.
인슈어테크 관련 회사를 운영하고 있고, 스마트시티 관련 재난안전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2. 샤픈고트가 이번에 씨티프레너스 울산에서 우승을 했는데 ESG 경영을 넘어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추구하는 경영 철학을 갖게 되신 계기가 있으신가요??
*Citypreneurs: 지속가능한 발전 의제 내에서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익성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청년 창업가들을 지원하는 UN 기구 주도의 성장 플랫폼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했는데 막상 개발하고 보니 국가마다 재난 관련 규정이 상당히 보수적이고 엄격한데다 수많은 규제와 인증 이슈, 카르텔 등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수십 년 전에 제정된 법들이 최신 기술을 수용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있어, 기술의 우수성만으로는 쉽게 시장에 진출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이 부분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새로운 대안을 고민하다 찾은 방안이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였습니다.
아부자 가키 1구역 IDP 캠프 두루니(IDP Camp Duruni) / 본인 제공
처음에는 ESG에 대해서도 자세히 몰랐고, 그저 진출 수단으로써만 SDGs를 접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찾아보고 알아가면서 이제는 지속가능발전목표가 회사 운영의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특히 2022년 폴란드 세계 도시 포럼 WUF11(World Urban Forum)에 참가하면서 새로운 기술로 시장을 성장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도 수혜를 줄 수 있겠다는 영감을 받았고, 아프리카 여러 국가를 다니면서 이 부분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3. 창업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아이템 개발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초창기에는 차량 액세서리를 제작하셨는데 인슈어테크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차량과 연관된 제품이 아닌 집과 관련된 제품을 개발하게 되신 계기가 있으실까요??
회사가 거의 폐업 수준에 이를 무렵, 실리콘밸리로 향했습니다. 부족했던 부분을 복기하며 새로운 시작을 고민하던 중 다른 문화를 알기 위해서는 그들의 집에서 직접 살아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에어비앤비를 통해 인종과 소득 수준이 다른 여러 집에 머물러 보면서, 주거 문화 시장을 이해하려 노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스마트홈’이라는 말도 낯설던 시기에 실생활에서 인슈어테크 제품들이 활용되는 모습을 보고 저것이 미래라는 생각이 들어 트리토나를 발명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잘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개발 초기에는 제조업을 했다는 이유로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이후 미국 투자자들로부터 여러 조언을 듣고 멘토링을 받으며 비즈니스 모델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습니다.
4. 샤픈고트의 트리토나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소화기와는 사뭇 다르게 모던한 디자인을 갖고 있어요. '소화기가 이렇게 예쁠 수 있나?'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하는데, 대표님께서 특별히 아이템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디자인까지 신경 쓰신 이유가 있으실까요??
"Who ever loved that loved not at first sight?"
사랑에 빠진 사람치고 첫눈에 반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 William Shackespeare, <As You Like It> -
중학생 때 해당 명언을 접하고 크게 감명을 받아 디자인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디자인 전공은 아니지만, 제품을 개발할 때도 누구든지 첫눈에 반할만한 디자인으로 제작하고 싶어 특별히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샤픈고트의 트리토나 소화기 / 출처: 샤픈고트 홈페이지
화재 진화가 목적인 소화기의 본질을 생각해 보면, 소화기를 포함한 재난안전제품은 위급상황에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곳에 배치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 소화기가 어디에 있는지 아시나요? 투박한 디자인으로 복도 끝이나 신발장 등 안 보이는 곳에 있어요. 저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눈에 보이는 곳에 배치할 수 있는 예쁜 소화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 결과 트리토나가 개발되었습니다. 아마 디자인 회사도 아닌 제조 회사가 디자인계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를 세 차례나 받은 이유도 이러한 저의 생각을 인정받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5. 씨티프레너스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데요. 샤픈고트는 씨티프레너스 울산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고, 준비하셨나요??
안내 메일을 처음 받았을 때는 참여하지 않을 생각이었습니다. 과거 유사한 사업에 신청했다가 탈락한 기억에 비슷한 메일을 받아도 외면했었거든요. 이번에도 메일을 삭제하려 했는데, 그 순간 “지속가능경영에 대해 우리처럼 잘 풀어낸 기업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23년 독일 IF 소셜 임팩트 어워드에서 테크 제품 중 유일하게 샤픈고트만 수상을 하면서 글로벌에서도 인정받았는데 국내에서도 한 번 더 도전해 보자 라는 생각으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신청서를 작성할 때는 특별하게 무언가를 추가하기보다는 제품을 개발한 과정들, 특히 제 생각을 여과 없이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사실 준비 과정에서는 다른 것보다도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았습니다. 발표 당일에는 행사를 진행하는 스태프분들과 뒤에서 ‘영어 때문에 발표 못 하겠어요.’하고 농담까지 했을 정도였어요.
어떻게 발표를 진행할까 고민하다가 데모데이 때 했던 모험이 하나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여 제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마지막 슬라이드에 제품 라인업을 정리한 1분짜리 영상 자료를 첨부했었습니다. 주어진 시간 동안 발표만 해야 한다는 생각에 얽매이지 않고 우리 제품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 과감하게 시도했습니다. 좋은 결과를 받기는 했지만, 당시 Q&A 때는 아무 질문도 받지 못하여 ‘망했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6. 씨티프레너스 참여 기업에 제공되는 다양한 강연과 멘토링을 통해서 도움받거나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었나요??
샤픈고트를 운영하면서 느끼고 배운 점들을 정리해서 들으니 새롭기도 하고 다시 영감을 받기도 했습니다. 창업을 할 당시에 알았다면,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었을 거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우리나라 기업들이 생각보다 UN 관련 활동을 많이 하고 있고, 작은 기업에도 많은 기회가 있다는 부분에 놀랐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활동을 통해 UN 관련 행사에 더 많이 참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7. 다양한 사업과 대회에서 여러 좋은 성과를 거두셨는데 혹시 다른 대회들과 다르게 씨티프레너스만이 갖고 있는 장점이나 강점이 있었을까요??
다른 것보다도 UN이라는 글로벌 공신력을 가진 행사에 직접 참여하는 소중한 기회를 얻는다는 점이 씨티프레너스의 큰 장점이자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나 한정된 투자사들을 만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직접 제품과 서비스를 홍보할 수 있잖아요. 관련 분야 사람, 기업들과 소통하며 솔루션을 찾고, 그것을 비즈니스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사실 우크라이나에 저희 제품을 공급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UN 관련 실적과 행사 참여를 통한 네트워크를 가질 수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감사패 / 본인 제공
8. 씨티프레너스 울산 우승 혜택으로 11월에 제네바에서 개최 예정인 WISE 컨퍼런스에 참여하실 예정이신데, 어느 부분이 가장 기대되시나요?
저희가 가진 제품과 서비스가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어떻게 혁신적이고 창의적으로 풀어갈 수 있었는지 알리고, 이와 관련한 여러 파트너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 가장 기대됩니다. 전 세계가 진행하고 있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는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가 적용되어야 하기에, 그런 부분에서 저희 제품과 서비스 소개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WISE Conference 란?
"WFUNA Impact & Start-up Ecosystem Conference in Geneva 2024"
UN협회세계연맹이 11월 유엔 제네바 사무국에서 주최하는 ‘글로벌 임팩트 컨퍼런스’입니다. 유엔 2030 Agenda 달성의 핵심 동력으로 동아시아의 임팩트 창업 생태계를 국제 무대에 소개하여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장 시키고자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 가능합니다.
https://www.citypreneurs.org/wiseconference-2024-geneva
샤픈고트 권익환 대표님 / 본인 제공
9. 앞으로 샤픈고트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시나요?
“우리가 만든 제품과 서비스가 계층과 소득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수혜 되기를 바랍니다.”
지금의 재난안전전문브랜드 트리토나 시리즈를 만들면서 제가 정한 회사의 방향성입니다.
처음 창업했을 때는 내가 상상하는 것들을 마음껏 해보고 싶고, 성공에 대한 욕구도 강했습니다. 그런데 여러 시행착오와 많은 실패를 경험하면서 내가 태어나서 사는 동안 어떠한 소명을 완수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기업의 이윤 창출이 어디에 재투자되어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고, 이런 고민들을 직접 실현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방향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액세서리로 처음 창업을 할 때도,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저는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소비 지향적인 제품이 아니라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수익성보다는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선한 영향력으로 범죄에 취약한 여성, 아동 등 약자를 지원할 수 있는 재단을 설립하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10. 마지막으로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창업자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 관계자분들, 혹은 사회에 대표님과 같이 창업을 통해 좋은 임팩트를 창출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에게 한 말씀해 주세요.
사실 창업을 추천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성공한 창업자들을 보며, 막연한 동경과 현실 도피로 창업을 한다면, 지금보다 수십 배 더 어렵고 힘든 상황과 마주하게 될 겁니다. 혼자서 하던 재테크나 동아리 활동과는 다르게 회사 경영자는 늘 판단해야 하고, 경영에 대한 법적 책임도 져야 합니다.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수모를 겪기도 하고, 때로는 모멸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외부 사정으로 누군가를 아프게 하기도 하고, 스스로가 상처받기도 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게 창업입니다.
그렇지만, 살아가면서 우리는 언젠가는 도전을 해야 합니다. 저는 그것이 지금인지 혹은 나중인지의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언제인지 때와 시기는 여러분들이 정하시겠지만,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지독하게 외롭고 쓸쓸한 경험이 될지라도 그 경험이 절대로 헛되지 않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힘내세요, 여러분.